MUM-T (Manned-UnManned Teaming) 이해

MUM-T : 인간과 협력하여 전쟁을 수행하는 기계장치

MUM-T : 우리나라에서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라고 부른다. MUM-T(Manned-UnManned Teaming)는 인간이 조종하는 기체(유인 체계)와 무인 기체(무인 체계)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개념을 말한다. MUM-T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들이 수행해 왔던 전쟁들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이라는 무대에서 주연이자 조연은 인간이었다. 인간들은 총, 칼, 포, 전차들과 같은 각종 도구들을 사용하여 서로 피 터지게 싸웠다. 인간이 전장에 직접 참여하였기 때문에 인간이 전장에서 흘리는 피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 덕분에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기계장치들이 조연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주연인지 조연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분명한 사실은 인간과 기계가 더 끈끈하게 협업한다는 것이다. 영화 ‘리얼 스틸(real steel)’을 보면 인간과 기계가 어떻게 협업을 하는지를 볼 수 있다.

영화 리얼 스틸(2011) 포스터. (자료출처: IMDB)

MUM-T 연구의 필요성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 전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 하늘에는 전투기 대신 드론이 날아다닌다. 드론은 감시/정찰 임무 뿐만 아니라 목표 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먼 미래에는 ‘터미네이터 2‘ 영화처럼 인간들은 전장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무인화된 기계 장치들끼리만 전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인화된 무기체계를 활용한 전쟁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상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이 필요하고, 사회 구조도 크게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까운 미래에는 과도기적으로 인간과 무인체계가 협력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상한다. ​미국은 일찍히 이러한 전장 변화를 이해하고 있었다. 미국 드론 조종사는 본토에 위치한 시원한 제어실에서 무더운 아프가니스탄 상공을 비행하는 무인기를 조종한다. 필요 시, 현장의 아군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적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즉, 미국은 오래전부터 인간과 무인 체계가 상호 협동하여 다양한 작전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들을 보여줘 왔다. 지금까지 미국이 그려온 전장의 모습들이 바로 MUM-T(man unmanned teaming) 개념의 시초라 볼 수 있다.


핵심은 인간과 기계의 소통이다.

MUM-T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미국은 더 이상 인간이 직접 타고 조종하는 무기체계는 개발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무기체계는 이미 많이 개발해 놓았고 그걸로도 충분하다1. 그대신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무인화된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무인체계를 개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인간끼리 협업하여 전쟁을 치루는 것도 어려운 판인데, 인간과 원만하게 협업할 수 있는 무인체계를 개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MUM-T 라는 개념을 완벽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구해야할 숙제들이 한두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인간과 기계의 ‘소통’이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며,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해야할 연구개발 분야이다. 왜냐하면 인간과 기계가 임무를 공유하고 무인체계가 인간의 의지대로 협업하기 위해서는 ‘의사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무인체계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함과 동시에 인간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인공지능 기반의 Chat-GPT가 등장하면서 인간과 기계와의 소통이 거의 완벽에 가까워 졌다.

MUM-T 개념도. Source : Airbus

MUM-T 연구 내용

MUM-T를 구현하려면 어떤 연구가 필요할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인간-무인 시스템 상호작용: 인간과 무인 시스템 간의 효과적인 상호작용 방법을 연구한다. 이는 명령 및 제어, 상태 보고, 의사 소통 등을 포함한다.
  2. 무인 시스템 자율성: 무인 기체가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3. 정보 공유 및 통신: 인간과 무인 시스템 간의 정보 및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효과적으로 통신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4. 협업 및 작전 계획: 인간-무인 협력 작전을 위한 효율적인 계획 및 조정 방법을 연구한다. 이는 작전 목표 달성을 위한 역할 분배와 작전 계획 수립을 포함한다.
  5. 인공지능 및 자동화: 무인 시스템이 인공지능 및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연구를 포함한다.
  6. 인간 인터페이스 개선: 인간 조종원이 무인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연구를 포함한다.
  7. 실시간 상황 인지: 센서 및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작전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8. 윤리 및 안전 고려: 무인 시스템과 인간의 협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및 안전적인 고려 사항을 연구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MUM-T 개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 – 스텔스

일반인이라면 MUM-T 개념이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MUM-T 개념을 적용하면 지금의 전장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궁금증을 한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영화가 있다. 그것은 2005년에 개봉한 롭 코헨 감독의 ‘스텔스‘이다. 영화 스텔스를 보면 유인 전투가가 무인 전투기와 협업하여 고난이도의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장면들이 여러 나온다. 나는 진짜 재미있게 봤는데, 영화의 흥행성적은 최악이었다. 영화 제작비는 1억 3500만 달러였으나, 수익금은 겨우 7680만 달러(전세계 다 합쳐서)에 불과했다. 하지만 MUM-T와 인공지능의 도입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가공할만한 위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잘 표현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영화가 나온 2005년 이후 세월이 흘러 2010년대에는 실제 무인 전투기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에는 Chat GPT와 같이 인간과 충분히 소통 가능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진짜로 영화 ‘스텔스’가 실현되기까지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

영화 스텔스의 한장면 (자료출처: 넷플릭스)

현재 기술 수준은?

MUM-T의 최신 기술을 확인하려면 로얄 윙맨(Royal Wing Man) 프로젝트을 알아야 한다. 로얄윙맨은 미 보잉(Boeing)사에서 개발한 무인 전투기 프로젝트의 이름 중 하나이다. 이 프로젝트는 무인 항공기가 인간 조종사의 주도 하에 작전을 수행하는 “무인 항공기와 인간의 협업”을 강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Wing Man”이라는 용어는 주전 항공기를 지원하는 보조 항공기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로얄 윙맨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1. 무인 항공기의 자율성 강화: 로얄 윙맨은 무인 항공기로서 자체적으로 비행 및 작전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지며, 인공지능 및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여 작전 환경에서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2. 인간-무인 협력: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는 인간 조종사와 무인 항공기 간의 효과적인 협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간 조종사는 무인 항공기의 작전을 지원하고 제어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상황을 개입하여 조정할 수 있다.
  3. 다양한 작전 환경 적응: 로얄 윙맨은 다양한 임무 및 작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항공기는 공중에서의 공중전뿐만 아니라 지상 목표와의 상호작용, 정보 수집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
  4. 실시간 정보 공유: 로얄 윙맨은 인간 조종사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을 갖추어 더 효과적인 협력이 가능하도록 한다.
  5. 통합된 센서 및 통신 시스템: 프로젝트에서는 센서 및 통신 시스템이 통합되어 로얄 윙맨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인간 조종사와의 효과적인 통신이 가능하도록 지원된다.

로얄 윙맨과 같은 프로젝트는 미래의 공군 및 군사 작전에서 무인 항공기의 활용 방법을 혁신하고, 인간과 무인 시스템의 협력을 강화하여 더욱 효과적인 작전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MUM-T 용어의 남용

MUM-T은 개념이 새롭고, 미래 전장을 잘 표현하는 단어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즉, 로봇이나 무인/자욜 연구에 조금이라도 걸쳐있다면 MUM-T 연구를 수행하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명확히 MUM-T의 개념은 로봇/무인/자율과는 다르다. 로봇/무인/자율 등의 분야는 MUM-T를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하나의 요소 기술일 뿐이다. MUM-T의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Teaming이다. 즉, 유인과 무인이 팀을 이뤄 협력하는 모양새가 있어야 한다.

현대 전장에서 많은 군인들은 소형/중형/대형 무인기를 조종하고 있다. 이때 무인기는 자율 비행 및 자동 이착륙도 가능하다. 혹자는 자율 기능이 있는 무인기가 존재하기에, 이러한 형태도 MUM-T의 좋은 예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특히 미국에서) 이러한 형태는 MUM-T라고 말할 수는 없다.


  1. 미국에서 더 이상 유인 전차, 유인 자주포 등을 개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
Author: gukpp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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