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메탄올 :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에너지원

메탄올, 산업계나 실험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 중에 하나이다. 최근들어 심각해 지고 있는 환경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메탄올이 주목받고 있다. 그럼 수소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에너지원의 후보 물질인 메탄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그린 수소란 무엇인가?

그린 메탄올을 알기 위해서는 그린 수소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요즘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가장 뜨고 있는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그린 수소(green hydrogen)일 것이다. 그린 수소란, 생산 과정에서 탄소(특히 이산화탄소)를 생산/배출하지 않고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태양광, 풍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 후, 그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성하는 수소를 말한다. 개념적으로 봤을 때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하여 우리 사회가 나야가야 할 에너지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거기에도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 수소 생산 과정이 그렇게 효율적이지 않다. 비싸게 생산된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가 존재하지 않으니, 전기를 이용하여 다른 물질(수소)로 변환한 후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다. 변환 과정이 많을수록 효율은 떨어지고 비용은 증가한다.
  • 수소는 어찌 어찌하여 탄소 배출없이 생산을 할 수 있으나,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솔린, 디젤과 비교해 볼 때, 수소를 저장/운송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 일반적으로 수소는 고압으로 압축하여 저장/운반하는데, 그 과정이 안전하지 않다.

상기와 같은 이유로 그린 수소만으로는 환경문제 및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에너지 수요자의 니즈(needs)를 완전히 만족시킬 수 없다.

수소는 생산방법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나눈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수소를 그린수소라 한다.
수소는 생산방법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나눈다.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되는 수소를 그린수소라 한다.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방법

그럼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압축 수소 저장 및 운반: 압축된 수소는 고압 탱크에 저장되며, 주로 수소 기체 형태로 사용된다. 이 방법은 수소를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게 해주지만, 높은 압력과 첨단 장비가 필요하다. 주요 장점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2. 액화 수소 저장 및 운반: 수소를 매우 낮은 온도에서 액화시켜 저장하는 방법이다. 수소는 -253 deg.C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액체로 변한다. 액화 수소는 압축 기체에 비해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며, 운반 중에 필요한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저온 유지와 안전한 보관을 위해 특수한 보온 장치가 필요하다.
  3. 흡착체 수소 저장 및 운반: 흡착체는 표면에 수소를 흡착시키는 물질로, 일반적으로 고체나 액체 형태이다. 흡착체를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에서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일반적인 온도와 압력에서 다룰 수 있다. 다만, 수소의 흡착과 방출에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다.
  4. 수소 파이프라인: 수소를 대규모로 운반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주로 수소 생산지와 소비지 간에 이동할 때 사용된다. 파이프라인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지만, 안전성과 환경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위에서 언급한 방법들은 하나같이 쉬운게 없다.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수소를 고압으로 압축하여 저장/운반하는 방법이다. 상온에서 기체 상태인 수소는 압력이 높아질수록 적은 부피에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압가스안전법에서는 기체가 10 bar 이상으로 가압되면 고압 가스로 분류하고, 상당히 엄격한 규제들을 적용된다.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넥소 자동차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산업계에서 수소는 약 700 bar까지 가압하여 저장/운반/사용한다. 즉, 민간에서 수소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약간 손해보더라도) 엄청나게 높은 압력으로 압축해야 한다.


그린 수소처럼 그린 메탄올

그린 수소는 친환경적이지만, 저장/운반이 어렵다. 만약 수소를 다른 형태로 전환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변환 과정을 거치면 에너지를 포함한 인적/물적 자원이 더 필요하고,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수소를 메탄올로 전환하면 단점보다 더 많은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메탄올은 수소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수소를 활용하여 메탄올을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이런 생각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메탄올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풍력이 풍부한 덴마크에서는 풍력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메탄올을 제시하고 있다1. 전통적인 메탄올 생산은 천연 가스나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생산하였다. 즉, 메탄올을 만들려면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수소는 천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는 석탄 등으로 부터 얻었다. 그래서 메탄올을 생산하는 것이 그다지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후 변화를 위한 세계적 노력이 메탄올 생산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즉, 수소는 ‘그린 수소’ 방식처럼 태양광 및 풍력을 이용한 전기분해를 통해 획득하고, 이산화탄소는 기존 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나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획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탄소를 포집(Carbon Capture), 활용(Utilization), 저장(Storage)하는 기술을 CCUS라고 한다. 즉, 그린 수소와 CCUS 기술을 잘 활용하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서) 태양과 풍력에 의해 생성되는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저장/운반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0년 동안 내연기관 기술이 만들어 놓았던 기술 생태계를 그대로 계승하여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미래학자는 이것을 메탄올 경제라 말한다.

사우디 아람코의 CCUS 플랜트
사우디 아람코의 CCUS 플랜트. (ref. 사우디 아람코)

그린 메탄올은 친환경적이고 활용성이 높다

오늘날 메탄올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유기 화학 물질 중 하나이다2. 메탄올은 산업용 폴리머 섬유, 포장용 플라스틱, 접착제, 흡착제/기저귀, 페인트, 접착제, 용제 등과 같이 광범위한 화학 제품의 기본 재료로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메탄올은 연료 또는 연료 첨가제로도 사용된다. 날이 갈수록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단가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풍력, 태양광, 지열, 수력 발전을 기반으로 메탄올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온실 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린 메탄올 기술은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간주된다. 이 기술은 온실 가스 배출 감소와 재생 가능 에너지의 이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그린 메탄올”은 환경 친환경적이며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생성된 전기를 효과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에너지 운반체 또는 운송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LNG 및 암모니아 외에도 그린 메탄올은 해상 연료 응용 분야의 대체 연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액체 연료에 추가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린 수소 vs. 그린 메탄올 vs. 암모니아, 승자는?

예상할 수 있듯이, 그린 메탄올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석유를 대체할 미래 사회의 에너지원으로 메탄올과 암모니아의 적용이 기대됨에 따라, 경제학자들은 그린 메탄올과 암모니아의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물질 모두 새로운 연구개발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기술 성숙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럼, 수소를 포함한 3가지 미래 에너지원 중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정확히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역에 따라, 환경조건에 따라, 사회 구성원에 따라 각 사회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 측면만 따진다면 순수한 수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지만, 인간 사회라는게 효율만 따지고 사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가 가까운 미래에 에너지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차세대 연료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메탄올 경제
메탄올 경제. (ref. 티센크루프)
  1. 덴마크 ‘할도톱소’의 지속가능한 연료프로젝트, 월간수소경제, https://www.h2news.kr/news/article.html?no=8435 ↩︎
  2. 연간 약 1억 1천만 톤 정도를 사용한다. ↩︎
Author: gukpp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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