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 스팀 다리미 고장
스탠드 스팀 다리미 오래 사용하는 법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어느 날, 우리 집에서 큰일을 담당하고 있던 스탠드형 스팀 다리미가 고장이 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체로 전원 공급은 확인이 되는데, 스팀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청소를 할 때마다 스탠드형 스팀 다리미가 나에게 고쳐달라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 같았다. 결국 며칠을 미루다가 직접 고쳐보기로 결심하고 손을 걷어부쳤다.
분해 전 스팀 다리미 고장 원인 예측
나는 제품을 분해하기 전에 반드시 원인부터 예측해 본다. 그래야 빠르게 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20VAC 전원이 본체에 있는 전기회로로 공급이 되는데(전원에 램프가 켜지니까…) 스팀이 나오지 않는다면(전기히터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몇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 전기히터 on/off를 결정하는 릴레이 고장
- 고온으로 인한 전기히터의 단선(끊어짐)
- 전기히터 전선의 접촉 불량(납땜불량)
90 % 이상은 저 3개 중에 하나일 것이라 예상하였다.
예상 밖의 복병 등장
먼저 스팀 파이프를 탈착하였다. 다음으로 물통을 탈거하였다. 또한 본체를 뒤집어 본체에 남아있던 물도 탈탈 털어 제거하였다. 마지막으로 본체에 묻어 있는 물기를 닦아내고 + 드라이버로 본체 바닥면의 나사들을 풀었다. 의외로 본체 바닥이 쉽게 떨어져 나갔다. 분해 작업이 쉽게 진행되어 흐뭇하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본체 내부를 본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본체 내부에는 많은 양의 흰가루가 돌아다니고 있었고, 부품들은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물질에 의해 완전히 덮혀져 있었다. 즉, 수도물에 존재하는 불순물 및 미네랄들이 본체 내부에 응집해 있었다.
스팀 다리미 고장 원인
이유는 간단하였다. 우리는 매번 다리미에 수돗물을 사용했다. 수돗물의 물은 증발되어 날라가고, 수돗물에 존재하는 미네랄은 증발하지 않고 계속 쌓이게 된다. 미네랄이 지속적으로 쌓이다 보면 미네랄로 떡지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리미의 품질이 좋지 않아 외부로 누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즉, 물이 외부로 샜기 때문에 본체 전체 영역까지 미네랄이 흩날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미네랄을 비집고 멀티미터를 사용하여 여기저기 저항을 찍어보았다. 안타깝게도 완전히 맛탱이 간 상태였다. 특히 전기히터는 완전히 끊어진 상태여서 수리가 불가능하였다. 다리미야 미안하다. 이번 생은 글렀다.
그래서 얻은 정보, 스팀 다리미 관리법
무조건 정수기 물을 사용하라
아무래도 수돗물보다는 정수기물이 더 깨끗하고 불순물도 적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 보았다. 아래 그림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획득한 2023년 7월 어느날의 수돗물수질검사결과이다. ‘구분’의 ‘미네랄’을 보자. ‘구의’ 지역은 데이터가 왜 저런지 잘 모르겠지만, ‘뚝도’ 지역의 데이터를 보면 수돗물 대비 정수기 물의 미네랄양이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정수기가 많은 양의 미네랄을 걸러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미네랄이 덜 끼게 된다.
사용 후에는 완전히 물을 제거하라
스팀 다리미를 사용한 후에는 완전히 물을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미네랄도 쌓이지 않고 외부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물통의 물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본체에 남아있는 한방울까지도 탈탈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미네랄이 사라진다.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방법
미네랄을 제거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구연산, 식초, 아세트산 등과 같이 ‘산(acid)’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제일 확실한 방법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너무나 귀찮으니까… 사실 사용한 후에 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귀찮아 죽겠는데, 언제 산 세척을 하고 있는가? 그냥 위에 방법대로 쓰다가 고장나면 버리고 새거 사는게 더 효율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