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전쟁에서 유인 헬기는 필요없다. (feat. 러우 전쟁의 교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기존에 승승장구하던 무기체계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특히 헬기는 선진국 중심으로 획득 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헬기 무용론 등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 전쟁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헬기 무용론의 등장이다. 헬기 무용론은 헬기가 현대 전장에서 더 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며, 미래 전징에서는 드론 등 다른 무기 시스템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헬기 무용론의 근거는?

일단 과거에 비하여 방공시스템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공급받은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를 사용하여 러시아 군 헬기를 상당수 격추하였다. 이는 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대 방공 시스템이 헬기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두번째 이유는 드론의 등장이다. 드론은 헬기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방공시스템에 대한 취약성이 낮다. 또한 인명피해도 거의 없다. 이는 드론이 미래 전쟁에서 헬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래도 헬기는 필요하다.

위와 같은 헬기 무용론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아직까지 헬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헬기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으며, 병력 및 화력을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아직까지 드론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두번째로 모든 전쟁이 러우 전쟁과 같은 형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은 산이 없이 광활한 대지에서 치뤄지고 있다. 이런 전장환경에서는 헬기가 불리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은 지형에서는 헬기 운용이 유리할 수 있다. 즉, 헬기는 특정한 유형의 전쟁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차세대 헬기 도입 사업 취소

이 와중에 미 육군은 2024년 2월 8일(현지시간) 20억 달러(2조6000여억원)가 투자된 차세대 미래 공격 정찰헬기(FARA·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 사업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에 따르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무인기(드론)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 등을 감안한 것으로, 일본 육상자위대가 유인 공격헬기 추가도입을 취소하고 MQ-9 ‘리퍼’ 무인공격기 등 무인기를 도입키로 한 결정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하고 있다1.

The two contenders for the Army’s 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 (FARA): The Bell 360 Invictus (top) and the Sikorsky Raider-X (bottom). (Army graphic, modified)

전체적으로 보면 이것은 미 육군 항공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수년간의 계획을 뒤집는 것이다. FARA 종료 결정은 미 육군이 RAH-66 Comanche 조달 계획을 종료한 지 20년 후, 그리고 ARH-70A Arapaho에 대한 작업을 종료한 지 거의 16년 후이다. 미 육군 지도자들은 발표에 앞서 소규모 기자들에게 FARA를 종료하는 이유는 현대 전쟁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은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공중정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전장,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무인 시스템과 우주에 탑재된 센서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널리 퍼져 있고, 더 멀리 도달할 수 있으며, 더 저렴해졌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같은 곳에서 관찰한 내용이 FARA 취소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무인 시스템에 투자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필요성도 주요 요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KAI에서 개발한 LAH. 아무래도 기존 획득 방향에 대한 일부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2031년까지 5조7500여억원을 들여 소형무장헬기(LAH)를 양산하는 사업을 추진중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역시 소형무장헬기의 획득 방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1. 유용원, <밀톡> 우크라전의 교훈…美, 2조6000억원 헬기사업 전격 취소한 까닭, 2024.02.19. ↩︎
Author: gukppong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