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군이 웨이브 글라이더(Wave Glider)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미 보잉사의 자회사인 Liquid Robotics에서 개발한 웨이브 글라이더(Wave Glider)는 해양 로봇 기술의 한 종류로, 해양 환경에서 자유롭게 운용되며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로봇이다. 처음 웨이브 글라이더를 접했을 때는 그 진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웨이브 글라이더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향후 해양 무기체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미 보잉사도 그런 잠재력을 확인하고 Liquid Robotics에 투자하였을 것이다.

웨이브 글라이더 (출처 : https://robotsguide.com/robots/waveglider)

웨이브 글라이더의 기술적 특징

웨이브 글라이더는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설계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기술적인 요소들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를 살펴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태양전지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태양전지를 사용하여 전기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된 전기에너지 중 잔여 전력을 2차전지에 저장해 두었다가 태양이 없는 흐린 날이나 야간에 전자 장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웨이브 글라이더의 구조(출처 : https://www.pmel.noaa.gov/arctic/sites/default/files/thumbnails/image/components.png)

사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마치 태양전지 기반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항공기(HALE UAV)와 유사하다. 미국 NASA는 태양전지와 2차전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활용하여 윙바디(Wing Body) 타입의 항공기를 연구한 바 있다.

Pathfinder부터 Helios까지 (출처 : NASA)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 웨이브 글라이더가 NASA의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항공기와 다른 점은 태양전지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의 사용처다.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항공기의 경우, 태양전지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주로 항공기 추진에 사용하였다. 왜냐하면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항공기(HALE UAV)가 고고도에서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 태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HALE UAV는 최대한 많은 수의 태양전지를 항공기 표면에 붙여 태양에너지를 획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되는 전력이 낮기 때문에) 낮은 항공기 속도에서도 양력을 얻어 비행할 수 있도록 날개 면적을 넓게 설계한다.

하지만 웨이브 글라이더는 환경이 다르다. 즉, 웨이브 글라이더는 태양뿐만 아니라 파력의 에너지도 획득할 수 있다. 추진을 위해서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넓은 면적의 태양전지가 필요한데 웨이브 글라이더는 구지 그럴 필요가 없다. 태양전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각종 센서, 임무장비 등에만 사용한다면 HALE UAV와 같이 넓은 태양전지가 필요없다.

그럼 웨이브 글라이더의 추진력은 어디서 얻을까? 바로 파력이다. 웨이브 글라이더의 가장 특이한 점은 파력을 이용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독특한 방식이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소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파급력이 아주 크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은 물면 위에 떠있는 부피체이며, 이 부피체는 파동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부분은 수심 약 7미터 아래에 위치한 ‘글라이더’라는 부분이다. 이 글라이더는 부피체로부터의 움직임을 받아 수평 이동을 하는 요소이다. 이 두 부분은 매우 유연한 테더라는 재질로 연결되어 있다.

파도가 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 웨이브 글라이더의 부피체도 같이 상하로 움직인다. 이 상하 움직임이 테더를 통해 글라이더에 전달되고, 이 움직임을 이용하여 글라이더는 수직으로 움직인다. 이 수직 움직임이 글라이더의 날개를 통해 수평 추진력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전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장거리와 장기간의 해양 탐사, 수중 탐사에 이상적이다. 또한, 이 방식은 지속 가능한 해양 탐사 기술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해양 탐사에 있어서 대단히 획기적인 방식이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기술이다.

두번째는 통신 시스템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해양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기 위한 고급 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성 통신이나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바다 위에서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송수신할 수 있다.

사실 위의 그림과 같이 수중 글라이더라는 무인체도 수중 탐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심이 깊은 수중에서는 통신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중 글라이더가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수면위로 부상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수중 글라이더에 비교했을 때, 웨이브 글라이더는 상시 수상에 떠 있기 때문에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다.

세 번째는 운전 시스템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자동 운전 시스템을 사용하여 이동 경로를 계획하고 조종한다. GPS, 자이로스코프 등의 센서를 활용하여 위치와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다양한 센서와 알고리즘을 통해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네번째는 임무장비와 센서 시스템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해양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수온, 염분, 해류, 파고 등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기록하여, 이를 바탕으로 해양 조건을 분석하고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다섯번째는 유지/보수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수상에 떠 있고, 실시간 통신도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 시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마지막으로, 내구성 및 안전 시스템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해양 환경에서 오랜 기간 동안 운용되어야 하므로 내구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튼튼한 구조와 방수 기능, 충돌 회피 시스템 등이 탑재되어 있어 신뢰성과 안전성을 보장한다.


대한민국 해군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대한민국 해군이 웨이브 글라이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장점과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제한된 연료만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수심에서 자유롭게 운용될 수 있는 무인 해양 로봇이다. 이에 따라 해군이 웨이브 글라이더를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수중 감시 및 정찰: 웨이브 글라이더는 태양에너지와 2차전지를 이용하여 장시간 동안 감시 및 정찰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파력에너지를 이용하여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여, 운용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곳에 즉시 배치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동해/서해에서 수십대의 북한 잠수함/잠수정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상시 감시/정찰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가장 적합한 후보이다.
  • 환경 조사 및 모니터링: 웨이브 글라이더는 센서를 장착하여 수온, 염분, 해류 등 다양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양 환경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해양 연구 및 환경 보호에 활용할 수 있다.
  • 해양 연구 지원: 웨이브 글라이더는 해양 생태계, 해양 유동, 해양 생물 등 다양한 연구 주제에 활용될 수 있다. 해양 생태계의 변화, 해양 생물의 이동 패턴 등을 연구함으로써 해양 생태계 보전 및 자원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
  • 해양 안전 및 구조 작업: 웨이브 글라이더는 해양 안전 및 구조 작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해양 재난 상황에서의 탐색 및 구조 작업 등에 사용될 수 있어 해군의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처럼 웨이브 글라이더는 해군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해군은 지속적으로 웨이브 글라이더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Author: gukppong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